그래.. 진짜 가긴 갔구나.
코믹월드를 다녀온 후기 이야기.
모처럼의 서브컬쳐 행사였다.
부산에서 열리는 서브컬쳐 행사는 손에 꼽기 때문에, 사실 선택지도 별로 없긴하다.
아무튼 1월 10일 토요일에 참여하는 것으로, 2026 첫 부산 코믹 월드를 다녀온 것이다.

이런 인포를 들고...
원래 황동과 이끼라는 제목의 새 만화도 준비중이었는데 일정상의 문제로 미뤄지고,
지난 상하이 번개사과 이벤트 카페에 출품했던 2차 회지와
시리즈 최초로 (드디어...) 행사에 출품하는 기밤자4가 부스를 채웠다.

근데 내가 알던 그 부코랑 많이 달라졌구나... 마지막이 10년전이긴 하지만.
요새는 행사장 내부에 뭐 라멘도 파는 것 같고, 장이 열리는 때 부터 기름 냄새가 풍기더니(-)
독특한 차림의 사람들로 꽉 찬...음... 시장통이 된 것 같았다. 어쨌든 환기가 좀 안 되긴 했다.
제법 붐비는 부스 복도를 걸으며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좀 불안하긴 했다.
부딪히면 양념 다 묻을 거 같아서...
여튼 부스를 대충 세우고 사람 구경 했다.

날 따라와준 내 동생(행사 경험 없음)이 내 부스 꼴을 보더니
니는 장사할 생각이 없구나? 라 말하며 이것 저것 손보기 시작했다.
제법 DP와 마케팅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
귀여운 녀석
당연히 한 권도 안 팔렸고, 약간 상심한 상태로 돌아왔다만
아이디어 자체에 흥미를 비춰준 분도 계시고, 몇 분이 명함도 가져갔다고 하길래 살짝 설렜다.
또 친구들이랑 이것저것 구경한 얘기도 하고, 동인 회지 얘기도 하고,
행사를 마무리 하고는 맛있는 밥과 커피도 차려 먹어서 기분은 좋았다.
분명 방금 전까지는 확실히 좋았다...
근데 이게 웬걸...

사실 나는 기밤자4를 우수회지 콘테스트에 출품했었다.
분량도, 소재도, 1차 창작인 것도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출품을 했던 건데...
이런 메일을 받게 될 줄 몰랐다.
지난 월요일 우수 회지 콘테스트가 이미 인원 미달로 한 번 결과 발표를 미루었다.
그것만으로도 제법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참여율 저조로 아예 진행 자체를 취소한 것이다...
비참한 기분이 이루말할 수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잠시 울었다.
다른 사람이 받은 것을 봤다면 차라리 더 열정적으로 작업에 임할 수 있었을 거 같다.
다음에는 더 좋은 결과물을 내고 싶었을 거 같은데,
이 결과는 뭐랄까... 그냥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4-5개월을 꼬박 고생해서 만든 회지가 단지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출품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콘테스트에 참여할 기회도 없이 그대로 사라져 버린다는 게 너무 황당했다.
다음 번에도 이러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을까?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도 지금 같이 아무도 회지를 내지 않는 (행사장에 실제로 회지를 내는 부스가 없었다) 분위기라면,
어차피 수상 기회도 없을 텐데 왜 신간을 열심히 만들어서 이 행사에 참여해야하는 거지?
심지어 이 콘테스트의 출품 조건은 반드시 신간이어야 한다.
최악의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