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을 이어서 그려낸 기도와 아리아 이야기는
두 권이나 할애했고, 시나리오를 쓴 시간을 포함하면 무려 1년 반이라는 긴 기간 동안 써낸 거대한 이야기였는데
동인지 치고 애쓴다
처음으로 책 두 권을 연결한 내용을 쓴 만큼 많은 대비 요소를 사용해 볼 수 있었다.
만화에서 어떤 대비가 들어갔고, 거기서 무엇을 의도했는지 알아보는 포스트.
일단 표지부터.
3권은 앞서 설명한 바가 있지만 깨진 거울 반사의 요소를 사용했다.


4권도 역시 같은 유리지만, 투영이라는 특징을 사용했다.
한 겹의 유리 뒤에서 만화를 읽는 사람을 바라보고 웃는 리츠는
3권의 벨레가 무한히 반사되는 자신의 세계 안에 갇혀 바깥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구성과는 다르게.
둘 중 어느 쪽이 더 머리가 좋니 마니 하는 얘기는 아니고,
스토리의 흐름에 따라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에 대한 묘사로 보면 좋겠다.
쏟아지는 피는 3권에서 발생한 그러한 자극, 균열의 결과이기도 하고
만화 전체에서 반복적으로 단서로 암시된 혈액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복도


3권에서는 달빛이 환히 비치는 거대한 회랑이 배경으로 그려져 있고, 인물들은 화면에서 멀어지고 있다.
4권에서는 흐릿한 가스등을 켜 둔 복도를 따라 화면과 가까운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둘다, 제법 정체 모를 여자를 따라가고 있다.
마데라시카와 리츠가 전체 이야기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는 시점에서 본다면
상대적으로 좁고 어둡지만, 친밀한 인물들이 소음을 내며 걸어가고 있는 장면에 비해
회랑의 고요함은 사건 발생의 긴장감을 만들어 주는 게 좋았다.
심지어 밤 중인데도...등을 켜 놓은 복도에 비해서 비현실적인 밝음이 주는 느낌은 명백히 수상하다.
그 달빛은 경고였을지도. 역시 루나틱이거나.
시간



달이 뜨며 발생하는 사건,
달이 남중하며 가장 위험한 순간이 다가온다.
그리고 해가 뜨며 사건이 해결된다.
신성과 인간성
1권부터 꾸준히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는
리츠가 작중 종교와 굉장히 반목하는 성질을 가졌다는 것인데

인간의 힘으로 이해할 수 없는 기현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라거나,
결국 인간의 힘이다... 라는 전개를 좋아하기 때문에


3권에서 끊임 없이 등장하며 숭배된 신성이
4권에서 그 금기를 (간단히)넘은 인간의 힘으로 사용되는 구조가 마음에 든다.
더구나 리츠의 무례함 때문에 반목하던 아델이...
그의 현실성을 바탕으로 비슷한 시각을 가진다는 점이 좋다.
그러면서도 한편 오컬트적인 느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