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 적 없으십니까?
저는 아주 많은데요.
요 몇 년 간 거의 아무도 안 보는 만화를 그리면서 전 늘 관심에 허덕이고 있었습니다.
조회수가 몇 있지만 절반은 제 자신이고 나머지는 제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만화를 클릭했던 제 친구들입니다.
안 그러고 싶지만 이 추접스러운 욕망 덕분에 어딘가 비틀린 사회부적응자 같은 모습은
싫어도 주변인들에게 불쾌한 아우라를 뿌리기 마련이고
객관적으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저 자신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제어할 수 없어요!
아무튼 이런 상황에, 누구보다 관심을 원하는 이 상황에
나를 안타깝게 여긴 누군가가 막상 정말 관심을 주면
왜인지 숨어버리고 싶은 이 수치심은 어째서 생기는 것일까를 고찰해 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시냅스 회로에서만 돌아가는 케이스고요. 전혀 일반화되지 않습니다.
1. 배설한 거잖아

커뮤니티를 넘어선 통찰을 보여주는 명트윗이라고 생각
그러니까 내 욕구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똥싸고 박수 받고 싶은 것이다
어른이 된지 셀 수 없는 나날이 지난 지금 이런 유아기적 욕구를 가진 것이 쪽팔린다.
그럼 만화는 다 똥 싼거냐 하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나는 남들을 재밌게 해주겠다는 대의도 없고, 교류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존경과 애정을 담아 패러디를 한 것도 아니고, 새로운 시도에 도전한 것도 아니고,
만화 기법을 연습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그리고 싶은 거 내가 좋아한다고 멋대로 길에 쌌다!
이 정도면 공자도 안 가르치고 보내준다.
2. 사실은 그보다 더 악의적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해달란 겁니다.
정복자적 마인드로 타인의 감정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음.
여하간 1번의 이유로 수치심을 느끼고, 2번의 이유로 죄책감을 느끼는 듯 합니다.
루트를 대표해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