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그리면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다 그리고 난 뒤에 나중에 대충 써 붙였을 뿐인
표지 해석에 대한 포스트
이번 표지는 몇 가지 특이한 부분이 있는데
하나는 제목 폰트를 바꾼 것이고
둘째는 제목을 뒤집은 것이다
거 뭐라고
1. 반전 소재
특이하게도 좌우 조형이 눈에 띄게 차이나는 벨레였기에 쓸 수 있었던 연출이었다.
아마 다른 캐릭터에게는 굳이 시도하지도 않고, 시도했다 하더라도 효과를 보기 어려웠을 것.
제목이 함께 뒤집어져 있음으로써 이 표지는 현재 거울에 비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거울은 깨져가고 있다.
2. 삼중의 그믐달
눈치 챘을지는 모르겠지만 달은 이 만화 등장인물들을 포함하여,
배경이 되는 나라 국민들의 대표적 신앙의 대상 세라누트의 상징과 같다.
벨레는 특히 제법 신실한 신도인 것으로 보인다.
초승달 아닙니까?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하지만 이것이 반전된 이미지라는 것을 다시 한번 더 떠올려 보면 이것은 그믐이다.
쉽게 연상되는 루나틱(Lunatic / 미치광이, 정상을 벗어난)이라는 단어가
결국 이 자식 일 치겠구나 싶은 불안감과 기대를 주지만서도
그보다 이 만화에서는 망자를 인도하는 의식은, 거의 살인에 준하는 종교적 인식이 있다는 것이다.
아델처럼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게 우선인 사람들은 오래된 국교의 거추장스러운 의식따위
쉽게 버릴 수 잇는 가치였지만
신실한 신자인 벨레에게는 큰 딜레마를 안겨주게 된다는 것을 표현한게 아닐까?
적어도 벨레는 자신의 신앙과 신념과 욕망이 서로 자주 충돌하는 경험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왜 확언을 못하냐하면, 나도 몰라서 그렇다.
그렇게 벨레는 거울에 가득 들어찬 달들이 깨져가는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3. 시선
그러나 벨레는, 시선은 거울에 비친 쪽, 깨져가는 평면에 있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며 평온한 표정으로 있으니
충돌은 아직 인식되지 않았다.
더한 것은 반사된 모습이 깨져가는 평면에 있다는 것인데,
이 친구 생각보다 굉장히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실존하는 설정
깨진 평면의 면적이 더 줄어들더라도 더 강렬한 빛을 내는 바깥의 평면을 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슈는 언제나 발생할 예정.
4. 베인 손
손의 감각 -곧 직감-은 균열을 감지하고 베여서 피가 나는 모습이다.
이 불한한 구도와 더불어 긴장감을 더해주는 장치로 아주 마음에 들었다.
5.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
혹시 삼중의 그믐달에 대해 이야기 했을 때, 누군가는 노란 세개의 오브젝트가 그믐달이라고 봤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실질적으로 그믐의 형태를 가진 것은 깨진 유리형태를 포함해서 세개 뿐이다.
그럼 저 아래에 있는 것은 뭐지?
바깥 평면에 이때껏 관측되지 않았던 다른 존재가 있었다는 것이며
그것은 대체 무엇인가.
나도 모름
이 존재는 벨레의 인식 범위인 깨져가는 평면에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5. 바깥 평면
유감스럽지만 둘다 결국 반사 평면이다.
둘다 벨레가 비치고 있고, 달도 비치고 있다.
인식 범위냐, 범위 밖이냐 일 뿐이지, 전부 그를 투영하고 있는 평면인 것이다.
그럼 대체 진짜 바깥이란 것은 존재할까
만화책을 뒤집어 보아도 그런 것은 없다.
원래 인간은 자신이 속한 것만 볼 수 있을 뿐이며,
자신의 시야에 없는 것과 감각하지 못하는 건 그에게 존재하지 않는것과 같다.
바깥 평면이 특히나 그의 눈색과 같다는 건,
결국 두 평면이 모두 그 자신의 투영이란 것을 가정할 수 있고
눈 = 인간의 내심.
곧 바깥 평면이 벨레가 가진 본연의 욕구이자,
신앙(유리의 달)이 절제해 온 무언가일 것으로 보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도 여전히 온전한 달이 떠 있는 것으로 보건데
그 신실함은 진심인 것으로 보인다.
진짜 교회 오빠였다니...
이 만화에서 그보다 연하는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아아... 막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