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3권에서는 배경을 제법 신경써서 작업했는데
그 작업 과정에 참고한 여러 자료들과 어째서 그렇게 그려졌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포스트
1. 대극장
모델은 부록에도 작성했지만 프랑스의 오페라 가르니에.
오페라 극장을 검색했을때 나오는 여러 후보 중에 고전적인 미를 가진 건축물을 선택했다.
특별히 내 아이디어를 가감한 것은 거의 없고, 보이는 대로 참고해서 그렸다.
2200석 정도를 수용하는 제법 큰 극장인데,
예전에 궁전이던 것을 오페라 극장으로 개조했다던가.
대극장이라는 이름은, 과거에서부터 이어진 명칭일 뿐,
부록에도 설명하다시피 세라누트에서 제일 큰 극장은 아니었다.
아마 신시가지 쪽으로 근 100년 사이에 하나쯤 더 지어지지 않았으려나.
하지만 딱히 만화에 나오지 않아서 설정된 바 없음.
내부 이미지는 역시 오페라 극장을 검색했을때면 나오는 수많은 사진에서 적당한 구조를 따와 그렸다.
특별히 모델이 된 극장은 없지만 오케스트라의 위치는 무대 앞쪽에 약간의 단차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것을 따라 그렸고,
https://youtu.be/p81kCWHE-QU?si=Fu7NNwwORVoIVMdA
참고했던 굉장한 규모의 오페라를 보여주는 푸치니의 투란도트 공연 영상.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박력넘치는 공연이지만 맨 뒤에 있으면 저게 들릴까 싶기도...
여러 극을 살펴봐도 대부분 초반에는 합창이 곁들여진 활발한 음악이 나오는게 국룰인거 같지만
오페라 자체에 시간을 쏟을 건 아니어서, 만화에선 마데라시카의 아리아 장면으로 곧 바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2. 두 자매의 집
마지막까지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잡지 못해서 많이 갈팡질팡했던 건물.
특히나 4권과 그 이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건물이라는 생각에 이미지를 대충 그릴 수도 없었고,
어쨌든 작품에 중요한 건물이니, 이미 실존하는 건물을 고대로 복사하는 것도 그닥 원하지 않았기에 고민이 많았다.
그 아이디어 구체화 과정에 레퍼런스를 찾고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동안 가성이 큰 도움을 주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처음 모티프로 생각했던 것은
그리스의 아테나 신전 파르테논.
작품의 신앙이 그리스로마 신화, 이집트 신화와 불교, 그 외에는 동양 설화를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쌓은 것이다 보니
다신교를 기반으로 한 종교 건물에 우선 순위를 둘 생각이었고,
굉장히 오랫동안 훼손되지 않고 그 형태를 갖춘, 더욱이 현재까지 활발히 숭배되는 고대 신앙의 신전의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일까?
라는 고민을 좀 했다.
이 신앙은 큰 변동없이 아마 몇천년 이상을 이어져 왔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 그 형태를 보자하면
대체로 지배자들은, 특히 이렇게 종교의 힘이 센 국가에서는
종교에 예를 다하는 것(ww)을 중요히 했을 것으로 생각되므로 틈틈히 뭔가 지었을 것 같다는 것이다.
건물은 눈에도 잘 띄고, 돈도 많이 필요하고, 짓는 데 사람도 많이 필요함 가오부리기 딱 좋음
그렇게 겹겹히 쌓인 이미지를 우선 생각했고.
구체화 들어가며 포함한 것은 이러하다.
가우디의 카사 밀라와 카사 바트요.
가우디 건축물이 보여주는 부드러운 곡선의 형태가 자연의 모습을 본 땄다나.
애니미즘 계열의 신앙인 만큼 자연 형태의 직접적인 도입은 괜찮은 아이디어 같다.
창의 형태에 참고된 가우디의 카사 바트요.
이 신전은 기본적으로 파르테논 (오픈형) 신전을 염두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유리창. 이라는 요소를 포함하고 싶었다.
그때 바트요가 좋은 아이디어가 되어줬다.
수많은 기둥과 기둥 바깥에 세워진 외부 벽면, 그리고 벽을 가득 채운 창문은
충분한 개방감을 주면서도 레이어링을 통해 단조로움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화려함은 가져가는 동시에
세라누트가 같은 신앙을 가진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직되고 보수적인 사회상이란 것을 반영했을 때,
신전의 형태가 완전한 개방형이 아닌 지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 외에도 아직도 지어지고 있다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이미지가 (다 지어졌나? 모름)
맨 처음 생각했던 겹겹히 쌓인 건물들위로 솟아오르는 첨탑의 실루엣에 참고하기 좋다고 생각했다.
막상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그렇게 참고하지 않았다.
체코의 화가 알폰스 무하
부드러운 곡선과 파스텔 빛깔, 화려한 장식들이 그리스 신화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전 뭐 미술사도 잘 모르고 무하도 대단히 잘 아는 작가가 아니지만,
건축물에 무하의 그림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장식들을 포함했다.
이름은 마이리틀포니의 두 자매의 성에서 따왔는데 (ㅋㅋ)
애니메이션에선 두 통치자 자매가 오래전에 살았던, 성이고 지금은 거의 버려져 유적이 된 곳.
뷔탈로스와 네피테스가 그 자매 모티프인 건 아니었지만 이름은 멋지죠.
그 밖에도 중국 후난성의 부용진
겹겹히 쌓인 건물과 폭포의 조화에 참고한 지역으로
세라누트가 달과 밤의 신앙인 만큼 달은 언제나 물(특히나 바다)와 그 연관이 깊기에
특히 폭포의 극적인 이미지가 이 신전에 매우 잘 어울리는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닥 조용하고 고요한 신은 아니신 듯
그리고 체코의 프라하 성
등등이 이미지 메이킹에 도움을 주었다.
3. 세라누트
프라하. 는 특히 세라누트 전체 이미지를 잡을 때 가장 많이 참고한 도시인데,
강변을 따라 있는 세라누트의 도시 스카이라인,
건축물이나 복잡하고 계단이 많은 도시 구조 등은 프라하의 사진을 많이 참고했다.
프라하에 갔을 때 박물관에서 사온 아주 세밀한 일러스트가 가득 들어있는 프라하 가이드북을 가지고 있는데
담에 자랑 한번 하겠다.
내가 좋아하는 TRPG 룰 <어둠속의 칼날>의 배경 <도스크 볼> 등이 프라하를 참고하고 있는 만큼 필연적이었을지도.
그림으로 그려낼 때 참고한 것은 프라하긴 했지만, 배경의 추구미는 역시 <블러드본> 아니었을까.
3. 검은 양 안식처
나는 네모난 집 밖에 못그리는데 뭔 수로 아름다운 집을 그리겠나이까
그냥 네모난 집을 그린 것이다.
1층의 입구부터 계단과 식당의 연결 구조를 보여주는 장면들
복도의 벽지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집안 구조를 이번에 확정하게 되면서 1권이 상당히 오류가 많은 만화가 되었지만
이번에 제대로 그리지 않았더래도 그건 오류였다.
여튼 3층부터 사냥꾼들의 침실이 위치해 있기에 벨레의 방은 셋 중 하나인 것이지만
처음에 2층을 생각했던 터라 이번에 계단 위치도 잘못 그렸다.
헤이즈와 아델이 반대쪽에 있어야 하는데...
오류 입니다.
배경 이야기는 여기까지,
3권이 시나리오 자체는 지난 11월에 이미 완성 단계에 이르러 있었고,
상당히 이른 1월부터 만화 작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이번 인카전에는 좀더 풍부한 설정과 그 표현을 담을 수 있었다.
그 고민의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막상 완성하고 보니 뿌듯하다.